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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나무라면 여자도 나무다!
현장 리포트② 제34강 찾아가는 도봉교양대학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이경걸 기자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장이 강의 사진
제34강 도봉교양대학이 ‘With you 없이 Me too 없다’는 주제로 도봉여성센터에서 열렸다.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장이 강의하고 있다.

어느덧 10여 년을 도봉구에서 살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찾아가는 도봉교양대학’이다. 퉁명스럽게 찾아오라는 게 아니라, 곰살맞게 직접 찾아가겠다니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친절이다.
구민들에게 ‘교양(학문·지식·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교양(가르쳐 기르다)’하는 이 ‘대학’이 언제부터 구민들을 찾아 나섰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이번이 제34강이라니, 대학과 구민들의 관계가 무척이나 돈독한 모양이다.

때는 7월 7일 토요일이었다. 장소는 평생학습관에서 잰걸음으로 5분쯤 거리에 있는 도봉여성센터 2층 강당이다. 강의가 10시에 시작이라 서둘러 집을 나섰다. 평상시 토요일이라면 늦잠을 자거나, 일어나 있더라도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 시간인데 이날은 달랐다. 활력이 솟았다. 생기도 발랄했다. 대학 신입생처럼 가볍게 설레기도 했다. 모처럼 가치 있는 일, 보람 있는 일,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스스로 대견했기 때문이리라.

처음 방문한 도봉여성센터는 낯설지 않았다. 규모와 시설도 짐작한 정도였다. 옹색할 만큼 작지 않고, 주눅들만큼 크지 않아서 구민들이 사랑방 겸 배움터로 이용하기에 딱 좋아 보였다. 강당 앞에서 몇몇 직원이 수강생들을 맞이했다. 도봉교양대학을 주최하는 구청 교육지원과 직원들과 특별히 이번 강의를 주관한 도봉여성센터 직원들로 짐작되는데, 이번 강의를 소개하는 팸플릿에 더하여 센터에서 운영하는 여러 가지 교육프로그램을 안내하는 팸플릿들과 부채를 나눠주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강의 시작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커피 한잔하시라”고, 기대하지 않은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윽고 강의가 시작되었다. 순서에 따라 인사가 오갔고, 남충진 센터장이 인사말을 겸해 “성 평등 주간을 맞아 특별히 마련한 이번 강의가 우리 일상 속에서 남녀가 평등을 이뤄내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고, 망측해라. 하지만 재미나네. 헐∼”
오늘 강의의 주제는 ‘With you 없이 Me too 없다’. 부제는 ‘Me too보다 중요한 With you’다. 강사는 tvN의 ‘어쩌다 어른’ 프로그램에 3번 출연해 성(性)과 관련한 우리 시대의 고민과 문제점을 거침없이 드러낸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장이다. 손 소장은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의 저자이며, 5세부터 100세까지 아우르는 전국구 성교육 전문 강사로 명성이 자자하다.

손 소장의 강의는 널리 알려진 이름값에 합당했다. 무엇을 어떻게 강의해야 하는지가 워낙 뚜렷해서 강의를 듣는 내내 ‘아! With you가 없으면 Me too가 없겠구나’ 싶었다. 수강생들의 수업 태도도 A+ 였다. 손 소장이 질문하면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밝혔다. 웃기는 이야기를 하면 거리낌 없이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 성폭력으로 고통 받는 우리 이웃의 사례에 진심으로 분노했고, 안타까운 사연에 같이 눈물을 흘렸다.

강의 주제가 성(性)이다 보니 용어와 사례의 수위가 아슬아슬하게 19금을 넘나들었다. 수강생 중에는 청소년도 있었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적지 않았는데, 그들은 섹스, 자위, 변태 등등의 용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청소년들은 “아이고, 부끄러워라. 하지만 이미 다 알고 있지. 풋∼”, 어르신들은 “아이고, 망측해라. 하지만 재미나네. 헐∼” 하지 않았을까?

성은 감정 표현이며, 문화이며, 의식이다
조금 모자라는 2시간 동안 손 소장과 수강생들이 함께 고민했던 ‘Me too’가 뭔지, ‘With you’가 뭔지, ‘Me too’보다 ‘With you’가 왜 중요한지, ‘Me too’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With you’를 해야 하는지 등을 간략히 소개한다.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장이 강의 사진

공연장에서 남자 가수가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면 관객들은 이렇게 소리친다. “울지마! 울지마!” 그런데 여자 가수가 울면 “괜찮아! 괜찮아!” 하고 소리친다. 남자가 우는 건 안 되고, 여자가 우는 건 되는 건가? 이런 게 바로 편견이고 더 나아가 젠더 폭력이다. 요리 잘하는 남자도 있고, 힘센 여자도 있다. 여자, 남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모두 사람이라는 게 중요하다.

성은 섹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성은 감정 표현이며, 문화이며, 의식이다. 그러므로 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감정이, 문화가, 의식이 달라진다.

자녀를 위한 성교육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을 주목해야 한다. 망가(만화, 웹툰), 성인 영화, 성인 도서 등은 정말 큰 문제다.

한 가지 질문을 하겠다. 남자가 나무라면 여자는 무엇인가? 나뭇가지? 잎사귀? 뿌리? 땅? 꽃? 열매? 다 틀렸다. 남자가 나무라면 여자도 나무다. 남성과 여성은 주체와 객체가 아니다. 남자와 여자 둘 다 주체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평생 당하는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 한순간이 아니라 평생이다. 평생! 성폭력 피해자들을 비난하지 말자. 평가하지 말자. 진정성을 가지고 ‘With you’ 해야 아주 조금이나마 그들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다.

누구나 잠재적으로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을 성폭력 가해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웃이 당한 성폭력에 무관심한 것, 인터넷에 함부로 댓글 다는 것, 그 댓글을 보는 것 그 모두가 가해자다.



[2018-08-09, 19: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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