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오영희 기자

“도봉구에 사시면서 도봉구에 있는 명소 좀 아시나요?”
서울에서 보통 관광명소라고 하면 멀리에 있는 다른 지역의 곳들을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도봉구 주변을 잘 살펴보면 역사적인 의미가 깃든 곳이 많이 있음을 볼 수 있다.

도봉구 역사문화관광벨트란 도봉구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 관광명소를 한번에 볼 수 있는 코스로 총 10곳의 관광지를 탐방할 수가 있다. 지난해까지는 8개소였는데 2개가 추가가 되어 현재는 10곳으로 늘어났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30분에서 3시간정도 소요된다.
둘레길처럼 산길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평지이므로 걷기에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이 든다. 또한 도봉구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면 이 정도는 가 봐야 하지 않을까 하여 10개소를 걸으며 스탬프투어를 해 보고자 한다.

10곳의 관광지는 평화문화진지, 창동역사문화공원, 함석헌기념관, 둘리뮤지엄, 김수영문학관, 원당샘공원,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묘,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 간송옛집이다.

역사문화관광벨트 스탬프수첩

역사문화관광벨트 스탬프수첩은 평화문화진지, 함석헌기념관, 간송옛집에 비치되어 있으며, 10개소의 모든 곳에 스탬프 도장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잘 기억하고 있다가 잊지 말고 찍어야한다. 안내소에서 알려주지 않아 햇볕 쨍쨍 내리쬐는 폭염 속에 헛걸음으로 다시 한 번 되돌아갔기에 더욱 강조를 한다.
스탬프 찍는 곳은 평화문화진지, 함석헌기념관, 둘리뮤지엄, 김수영문학관, 간송옛집 5곳이고, 창동역사문화공원 스탬프는 옆에 있는 도봉구민회관 안내에서, 원당샘공원,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묘는 김수영문학관에서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묘역 스탬프는 간송옛집에 있다.

도봉산역 2번출구로 나와 서울 창포원 북측 방향으로 약 2분정도 걸으면 평화문화진지라는 이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이 시민을 위한 열린공간과 예술인을 위한 문화창작공간으로 재탄생을 한 곳이다. 시민 예술창작자를 위한 공간과 20미터 높이의 전망대와 전차, 베를린 장벽 등이 설치되어 있다. 평화문화진지는 시민아파트의 5개동 구획을 그대로 살려 시민동, 창작동, 문화동, 예술동, 평화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의 공간이 마련되며 상설전시는 물론 시민들을 위한 공연, 체험교육 등의 문화활동이 펼쳐진다. 주변에는 푸르른 잔디밭에 평상들이 있어 가족끼리 소풍와도 좋고 요즘처럼 뜨거운 날에는 바닥분수가 뿜어져 아이들이 분수사이로 뛰어다니고 까르르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으로 시원함을 더해준다.

평화문화진지에서 창동역사문화공원까지는 약 1시간 10분정도 걷는다. 코스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나머지 9개는 서로 가까이에 있으니 그닥 힘들지는 않다.
창동역사문화공원은 도봉구민회관과 붙어있는 작은 공원이다. 평화의 소녀상이 도로변에 있어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안쪽으로 창동3사자(獅子)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창동3사자 동상은 일제강점기 도봉구 창동에 거주하였던 가인 김병로, 고하 송진우, 위당 정인보 세분의 뜻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것이다. 또한 옆에는 미래의 판사, 미래의 언론인, 미래의 시인 조형물을 만들어 놓아 구민들의 자긍심 고취 및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심어져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하고 인권운동가이면서 ‘씨알의 소리’를 창간하고 시인, 교육자, 사상가, 언론인, 역사가로서의 삶을 살았던 함석헌선생의 기념관으로 출발해보자. 이곳까지 약 7분정도면 도착한다. 함석헌 기념관은 선생이 마지막 여생을 보내셨던 집을 리모델링하여 작은 기념관으로 건립한 것이다. 가옥 1층은 전시실, 창고로 사용되었던 지하1층은 갤러리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 되어있다. 일반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여서 정원부터가 아늑하고 정겹다. 이곳은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쌍문동을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의 나라로 날아가 보자. 함석헌기념관에서 이곳 둘리뮤지엄까지는 도보로 약 14분 정도 소요된다. 둘리뮤지엄은 뮤지엄동과 도서관동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도서관동은 무료입장이나 뮤지엄동은 유료이며 도봉구 주민은 할인 적용된다. 도서관에서는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으며, 뮤지엄동은 둘리와 친구들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오감을 사용하여 체험하고 느끼는 공간으로 온 가족이 여가를 함께 보낼 수 있는 유익한 문화공간이다.

둘리뮤지엄에서 약 17분정도 걸으면 김수영문학관에 도착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유시인인 김수영선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문학관이다. 김수영선생은 생전 도봉구에 살면서 많은 시를 지었다. 김수영문학관에는 선생이 시를 쓰기위해 사용되었던 작품 초고, 사진 등이 전시되어있다. 전시실에는 김수영선생의 생활적인 면을 볼 수 있다. 지인들과 주고받은 서신, 작업하던 탁자 등 김수영시인의 발자취를 더듬어볼 수 있는 영상도 볼 수 있다. 1층에서 흔들리는 풀의 영상 앞에 서서 김수영선생을 느끼며 풀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읊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김수영문학관에 들렸으면 스탬프는 김수영문학관만 찍고 가지말고 원당샘공원, 방학동 은행나무, 연산군묘의 스탬프도 이곳에서 미리 찍고 가야한다.

원당샘공원과 방학동 은행나무 그리고 연산군묘는 나란히 같이 있다. 서울시 지정보호수 제1호인 방학동 은행나무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수령이 약 600년정도 되며 피앙우물이라 불리운 원당샘공원에는 연꽃이 가득 피어있는 연못이 있어서 한여름의 열기가 좀 가시는 듯 한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옆으로 조선 제10대 왕 연산군과 거창군 부인 신씨의 묘소가 있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전기 능묘 석물의 조형을 잘 볼 수 있으며 묘역 아래쪽에는 태종의 후궁 의정공주 조씨의 묘와 연산군의 사위와 딸인 능양위 구문경과 휘순공주의 묘가 함께 있다.

연산군묘에서 도로방향으로 5분정도 걸으면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세종대왕의 딸인 정의공주는 한글을 창제할 때 직접 참여하여 변음과 토착음을 연구, 지방사투리를 표준말로 바꾸는 등 큰 공헌을 하였다고 한다. 정의공주 묘역은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굳게 잠겨있어서 밖에서만 볼 수 있다.

이제 마지막 탐방지 간송 옛집이 남았다. 전형필 가옥이라고도 불리는데 약15분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전형필선생은 일제강점기때 빼앗긴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 보전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던 분이다. 이 가옥은 전통한옥으로 보존가치가 크고 바로 옆에 전형필선생과 아버지의 묘역이 함께 조성되어있어 문화유산을 지켰던 선생의 정신을 기릴 수 있는 곳이다.
간송 옛집에서 정의공주 묘역 스탬프와 간송옛집 스탬프 2개를 찍을 수 있으며, 10개의 역사문화관광벨트를 다 돌았으므로 이곳에서 인증완주 스탬프도 함께 찍는다. 인증완주 스탬프는 평화문화진지, 김수영문학관에서도 찍을 수 있다.

역사문화관광벨트 인증완주 스탬프(간송 옛집, 평화문화진지, 김수영문학관에서 가능)

스탬프를 하나하나 찍어가며 도봉구에 있는 역사문화관광지를 탐방하노라면 역사의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잠시 몰입을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모바일 앱을 이용하여 모바일스탬프투어도 할 수 있다. 모바일 스탬프투어는 각 관광자원을 찾아 시설별로 마련된 QR코드에 ‘버라이어티 도봉’앱을 비춘 뒤 스탬프를 얻는 방식이다. 책자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으므로 학생들의 방과 후 학습으로 이 콘텐츠를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도봉구 주민으로 그냥 차를 타고, 혹은 걸어가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역사유적지였는데 스탬프를 찍어가며 탐방을 하니 역사에 대한 지식도 늘어나고 우리 마을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더해지면서 내 마을 그리고 도봉구에 대한 애정이 더해짐을 느낀다.

☞ 영상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https://youtu.be/uUdx_ocvH-E?t=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