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장순영 기자

  안녕하세요?
  전 경력단절여성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13년을 보내고 보드게임 강사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될 수 있었는지 그 스토리가 궁금하시죠? 이제부터 여러분께 그 이야기 풀어 보고자 합니다.

  저도 여러분처럼 결혼 후 줄곧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하다고 느끼고 살아온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어느 날은 동창들을 만났는데, 문득 일을 하면서 자기계발을 하는 동창들을 보니, 한편 멋져 보이고 부럽기도 하고 또 반면에 가정주부인 나는 여태껏 뭐하고 살았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어요. 점점 속상하고 한심해 보이고 자꾸만 자신이 작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럴 때 동창들은 저에게 “너는 아이들을 잘 키웠잖아” 이렇게 말했지만, 그땐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취업하기로 결심하고 결혼 전 하던 일로 자리를 알아보니 쉽지 않고 좀 막막하더라구요. 그러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생각하다가 청소년 진로 상담 쪽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마침 도봉구청에서 진행하는 평생학습프로그램인 진로상담사 과정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제 나이 45세여서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 과정에서 만난 선배님들이 늦지 않았다고, “이제 시작이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힘을 얻어 나름 열심히 그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 무렵 큰 애가 진로로 고민하게 되면서 전 제가 배운 것을 토대로 “우리 딸이 잘하는 것 보다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즐겼으면 해”라고 알려주고 마음을 공감해주니까 딸이 “엄마 해준 말이 힘이 되고 진로를 선택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라고 하더군요. 딸의 말 한마디에 전 청소년 대상 교육에 희망을 갖고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 고민했죠. 청소년 대상으로 수업할 때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그즈음 도봉평생학습관에서 보드게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해서 그것도 신청했어요. 재미있게 배우고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배웠던 샘들이랑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보드게임 연구도 하고 지역아이들에게 우리 재능을 나눠주기도 했어요. 동아리 공모사업에도 참여하고 역량강화 및 지역아동센터, 학교, 주민센터에 봉사도 하면서 보드게임 수업 경험을 많이 쌓게 되었습니다.
  경험을 쌓는 기간은 생각보다 많이 걸렸어요. 초등학교 보드게임 강사로 일하고 싶었지만, 30번 이상 이력서를 쓰고 도전해서 면접은 3곳만 통과되고... 결과는 늘 실망스러웠습니다.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지치고 또 마음도 상처받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경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 그때마다 가족들이 응원도 해주고 또 즐거워하던 학생들의 모습도 떠올라 다시금 필요한 역량을 더 키우고 수업 연구도 하면서 꾸준히 봉사를 계속했죠.
  시간이 지나니 자신감도 생기면서 주민센터나 초등학교 돌봄교실 방학특강 등의 기회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2015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 보드게임 강사로 일하게 되었고 지금은 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가 경력단절 여성이었을 때, 내가 강사가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재능을 나누고 역량강화를 키워 “나도 강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저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친구들을 계속 부러워하고만 있었다면 지금 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혹시 “나도 사회활동을 하며 내 인생에 자신감을 되찾고 싶다.”라고 생각하신다면 지금 주변을 둘러보세요. 굳이 학원을 가지 않아도 우리 구에는 경단녀 여성들이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구청에도, 여성센터에도, 또 평생학습관에도요. 기분전환 삼아 한번 나와 어떠한 과정을 수료하고 또 알지 못했던 주민과 소통하면서 나에게 맞는 새로운 일거리를 생각해 보고 목표를 정해 하나씩 즐겁게 배워보세요. 여러분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바로 도전해 보세요!

  여러분도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워 제2의 인생을 설계해 보면 어떨까요? 희망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