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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을 꽃길로... 게릴라 가드닝
사진 속 이야기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김영순 기자, 사진 호아저씨

도봉2동 자원봉사캠프의 게릴라 정원만들기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입구를 들어가기 전에 잠시 뒤를 돌아 다섯 발자국만 가보자. 자동차는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길이 유난히 깨끗이 정리되어 있어 지나는 이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한 발 두 발 들여놔보면, 뜻밖에 정원이 그림책처럼 펼쳐져 순간 스스로는 판타지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 듯 가슴이 두근거려 진다. 그 길에는 도봉2동 자원봉사캠프(자원봉사센터)의 캠프장 백경희씨와 도봉구 청소년들이 가꾼 ‘게릴라 정원’이 있다.

게릴라 정원만들기 화단 사진

게릴라 정원만들기(게일라 가드닝)는 도심 속 자투리 공간을 몰래 정리하고 그 곳에 작은 식물을 심어 놓으며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행위로, 그 참여 이유나 구성원의 존재는 알리지 않는 것이 보통이나 도봉2동의 게릴라 정원들은 구내 청소년에 의해 이루어졌고 벽화와 마을계획단의 골목길사업으로도 관심이 이어져 본 호에 소개해 본다.

게릴라 정원만들기 봉사자 작업사진

재개발예정지로 방치된 거리의 즉시분해 가능한 정원
처음엔 풀을 뽑고 쓰레기를 치웠다. 들어서면 도시 같지 않게 조용해지는 한적한 골목에도 쓰레기는 계속해서 버려졌다. 예쁜 꽃 화분을 곳곳에 두어 보고, 상추 고추 같은 것을 심은 상자텃밭도 만들어 두었다. 장기 봉사를 지원한 청소년, 시민들과 언제든 해체할 수 있도록 바닥에 비닐을 깔고 정원을 만들었다. 타이어가게, 꽃가게 등에서 지원도 받고 서울시 공모사업(기온 1도 낮추기 시민실천 프로젝트)에도 선정되어 3m*3m 조금 큰 규모의 정원을 만들 수 있었다. 화단 디자인부터 꽃 선정 등은 청소년들의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도봉로164길 벽화골목
도봉로164길 벽화골목

정원을 만들고 있자니 벽화 활동가가 주변에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벽화 작업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고 최근에서야 골목이 완성되었다. 그 사이 정원에 물을 제공해 주던 할아버지는 지붕에서 빗물이 세어 이 골목을 떠나버리셨다. 빈집들이 생겨나고 자칫하면 쓰레기더미나 탈선 장소로 이용되었을지도 모를 뒷골목 공터는 멋진 그림과 예쁜 꽃길 덕인지 여전히 깨끗이 유지되고 있었다.

백경희 캠프장
도봉2동 자원봉사캠프 백경희 캠프장
게릴라 정원만들기를 하게 된 동기와 애로점을 들려주고 있다.

아리솔 어린이집 게릴라 정원만들기 사진

아이들에게 주말동안 깜짝 놀랄 선물을...
도봉서원아파트에서 중랑천으로 내려가는 사잇길에 아리솔 어린이집이 있다. 이 앞에도 ‘게릴라 정원’이 있는데, 주말동안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해주자며 이 지역 여고생들과 함께 기획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여자아이, 남자아이, 하트와 바람개비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모양으로 다양하게 정원을 꾸며 놓았다. 어린이집 아이들은 분명 월요일 아침부터 꽃밭 얘기로 와글와글 시끄러웠을 것이다.

자원봉사 청소년들은 꽃밭을 만들고 나서도 1년간 꾸준히 들러서 물을 주고 풀을 뽑았다. 백경희 캠프장은 “자원봉사라는 것은 시간을 채우거나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내가 할 게 뭐지’ 하고 눈치껏 찾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아이들에게 꽃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하고 또 활동기간이 끝난 아이들에게도 꽃들의 사진을 찍어 보내주며 소통을 유지한다고 한다. 아이들은 이 일이 본인들이 하기에 힘든 일이지만 ‘꽃을 만져서 그런가 기분이 좋다’며 주말 시간을 기꺼이 할애한다고 한다.

평생이음 뉴스레터 이번 호에는 ‘쌍문동 도시텃밭 배.움.터’와 ‘재능품앗이 원예치료’ 같은 식물을 이용하는 평생학습 사례들이 있다. 백경희 캠프장 역시 이 같은 기회로 식물 키우는 법을 습득하여 봉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게릴라 정원만들기는 꽃이 새 땅에 적응할 때까지 꾸준히 살펴보고 보식을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원상태로 복귀까지 고려해야하는 어쩌면 마음의 짐을 심어 놓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조로운 일상의 사람들에게 이 일은 특별한 이벤트처럼 활기를 선물할 수 있다. 시킨 일이라면 못했을 이런 일들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 주변의 것들에 항상 신경쓰고 관심주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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