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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지족(吾唯知足)”을 알다
《조수봉의 포토에세이》

글·사진 조수봉

할매들이 양지뜸 텃밭 등지에서 캐온 나물이며 약초며 알곡들로 장을 펼친 장마당에서 바라보는 〈동국제일가람황악산문(東國第一伽藍黃嶽山門)〉 편액의 절 문을 보니 미루어 그 가람(伽藍)의 크기가 짐작이 간다.

동국제일가람황악산문

그렇지 않아도 봄비 머금어 청쾌한 길을 따라 적당히 자리한 일주문(一柱門), 대양문(大陽門), 금강문(金剛門), 천왕문(天王門)을 지나니 만세루(萬歲樓)다. 대웅전 마당을 가로질러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길”을 지나 향적전(香積殿) 앞에 이르니 옛날 엽전 모양으로 조성된 샘물터다. 엽전의 가운데 네모를 중심으로 오(吾), 유(唯), 지(知), 족(足) 네 글자가 조각되어 있고 그 앞의 안내판에 “오유지족(吾唯知足)”이 설명되어 있다. 이 글자들은 모두 ‘입 구(ㅁ)’를 공통으로 쓰는 글자로 ‘ㅁ’를 중심으로 각각 한 자씩 배치를 하였고 ‘나는 오직 만족함을 알 뿐이다.’ 즉, ‘자신의 분수를 알고 적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알아야 행복해진다.’로 풀이를 하였다. ‘맑은 물 한 잔으로 마른 목을 축이고 마음까지 넉넉히 채워 가시길 바란다.’는 축원과 함께!

엽전모양 샘물터

귀경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경내를 한 바퀴 돌고 처음의 산문(山門)으로 나오니 들 때는 못 보았던 여초 김응현(如初 金膺顯)의 〈각성임천고치(覺城林泉高致)〉가 달려 있다. 그 풀이는 분분하나 나의 해석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하는 가람임을 안다.’ 이다.

봄비를 맞아 더욱 수줍은 영산홍 풍경을 지나며 짧은 산사에서의 시간 동안 또 하나의 지혜를 얻어 간다. “오유지족(吾唯知足)!”, 여기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의 대가람(大伽藍), 직지사(直指寺)이다.

吾唯知足



[2019-06-27, 16: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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