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조수봉 기자

북한산 자락에 남아 있는 유일한 농경지, “무수골”

“북한산 자락에 남아 있는 유일한 농경지, 무수골”, 마을 안내판에 그렇게 쓰여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도 철마다 다른 전원의 풍경을 보여 주는 곳이 무수골이다. 체구 작은 마을버스가 요리조리 골목길을 누비다 어느덧 도봉산이 큼지막이 눈앞에 서릴 때면 무릉반석을 바닥에 깔고 흘러내리는 무수천을 만나고 그 물줄기를 따라 오르다 보면 논과 밭(그것이 주말농장이긴 하지만)을 마을 앞에 두고 군데마다 아직은 시골스런 집들과 몇몇의 전원주택들이 마을 그림을 채우고 있는 곳,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로 169길 일대 “무수골”이다.

더욱이 얼마 전 서울시에서는 서울 지역의 걷고 싶은, 숲이 좋은 길을 골라 “테마산책길”을 정하고 각각의 이름을 부여하였다. 이곳 무수골 인근의 길은 그중 “무수히 전하길”의 이름을 얻었다. 조금 생소하지만 아름다운 길이니 “무수히 전해주길(많이 소문 내주기를)” 바란다는 뜻일 게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가 찾은 늦가을 오후 이곳 무수골은 아직도 많은 나무들의 가을빛 향연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리고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적막감!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자현암(慈賢庵)으로 오르는 “무수히 전하길”에는 노부부가 두런두런 정담을 나누며 오르고 있다.

▲ 무수골 농경지

왜, “무수골”인가?

무수골(무수울)의 지명에 대하여는 분분하다. 구 주소로는 도봉구 도봉동 산104번지 일대의 마을로,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무수울이라는 지명은 인근 노원구에서도 볼 수 있는 바, 그 공통점이 골짜기나 산 밑에 있는 마을로 물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수동·무시울·모시울이라고도 부른다. -중략- 이곳은 예전에 서낭당이 있던 마을이라 하여 서낭당이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고도 하며, “도봉동 104번지 일대로 마을 이름의 유래는 약 500여 년 전에는 수철동(水鐵洞) 일명 무쇠골이라 하였고, 이후 무수동(無愁洞)이라 개칭하였는데 그 연유는 영해군 묘소 형국이 선인무수지형(仙人舞袖之形)으로 신선이 소매를 펼치고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여 무수동(無愁洞)이라 호칭을 했다. 또한 서낭당이 있는 마을이라고 하여 생겼다는 설과 세종이 재위 시 이곳에 왔다가 원터(도봉동 578번지) 약수터의 물을 마시고 물 좋고 풍광 좋은 이곳이야말로 아무런 근심이 없는 곳이라고 하여 무수골로 칭해졌다.

▲ 전주 이씨 영해군파 묘역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106호〉

“무수골”의 멋

무수골에는 전주 이씨 영해군파(全州 李氏 寧海君派) 묘역이 있고 “무수히 전하길”을 따라 약10분 정도 오르다 보면 자현암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본격적인 등산로로 접어들면 도봉산의 주요 등산로로 모두 통할 수 있다. 마을 아래 도봉초등학교 인근에는 무수골 벽화마을도 볼 수 있으며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는 너른 주말농장들로 인해 많은 가족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여름철이면 동네 사람들보다도 오히려 근동(近洞)의 가족들이 몰려와 무수천에 발 담그고 하루를 보내고 가는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 그렇다고 겨울에는 그저 조용하기만 한 곳은 아니다. 마을 어귀 안내판에 적힌 문구다. “...... 겨울에는 눈 위에 찍힌 고라니 발자국을 볼 수 있는 곳”.

▲ 무수골 소경

“무수골” 찾아가기

창동역을 기점으로 하면 된다. 창동역 1번 출구에서 도봉08번 마을버스를 타고 잠시 바깥 구경을 하다 보면 무수골 종점에 다다른다. 또는 북한산 둘레길을 이용하여 방학동 연산군·정의공주묘 쪽에서는 “방학동길”을, 북한산생태탐방원 쪽에서는 “도봉옛길”을 따라 도착할 수도 있다.

도봉문화원의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토요탐방 도봉기행” 프로그램에도 무수골 탐방 일정이 마련되어 있다. 토요탐방 관련 내용은 도봉문화원 www.dobong.or.kr 또는 ☎02)905-4026로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