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 e-뉴스레터

 
트위터 페이스북
춘천, 추억으로의 여행
《조수봉의 포토에세이》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조수봉 기자

오랜만에 옛날을 추억하며 발품으로 춘천(春川)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볼 요량으로 아예 서울에서부터 전철을 탄다. 남춘천역에 내리니 새로 지은 역사(驛舍)가 위압적이다. 요새는 지방엘 가더라도 역사들이 웅장하다. 남춘천역은 옛날부터 경춘선(京春線)의 종점인 춘천역보다 붐비는 곳이다. 왜냐면 시내로의 접근성이 춘천역에 비해 더 좋기 때문이다.

남춘천역에서 20여 분을 걸어 공지천(孔之川)에 닿는다. 공지천은 춘천의 대명사다. 춘천 시내를 거친 물줄기가 의암호(衣岩湖)와 만나는 곳인데 옛날에는 겨울에 이곳에서 전국 규모의 스케이트 경기가 열릴 정도로 유명했던 곳이다. 지금은 주변에 아파트촌이 형성되고 도로도 확장되면서 공원화가 되었다. 소싯적, 겨울이면 꽝꽝 얼어붙은 이곳에 경춘선 완행열차를 타고 와서 온종일 스케이트를 타던 생각에 혼자 웃음 짓는다. 공지천 다리 옆, 춘천 하면 또 유명한 대한민국 최초의 원두커피점 ‘이디오피아집’은 아직도 성업 중이다.

의암호
▲ 의암호

의암호의 시원한 풍경을 뒤로하고 강원도청 쪽으로 가다 보면 중앙시장이다. 춘천에서는 제일 큰 상설시장이다. 춘천 하면 떠오르는 것, 막국수와 닭갈비다! 강원도청을 중심으로 왼편의 명동 닭갈비 골목은 볶아 먹는 닭갈비집들이 모여 있고 오른쪽 낙원동 골목에는 숯불에 구워 먹는 닭갈비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숯불(옛날에는 연탄불이었다)에 구워 먹는 닭갈비가 원조다.

강원도청 / 춘천세종호텔
▲ 강원도청 / 춘천세종호텔

낙원동 닭갈비 골목을 나오면 길 건너 인성병원이 보인다. 지금에야 춘천에도 대학병원들이 있지만, 옛날에 춘천에서 제일 큰 병원 하면 인성병원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자그마한 하얀 단층 건물에 인성의원(1955년 개원)이란 간판으로 진료를 보던 곳인데 춘천뿐만 아니라 근동에서도 가장 큰 의료기관으로 인식되던 곳이다. 인성병원에서 봉의산(鳳儀山) 쪽으로 오르막을 오르면 강원도청이다. 봉의산 중턱에 하얀색 도청 건물이 겨울 시퍼런 하늘을 배경으로 산뜻하게 다가온다. 도청 정문을 비껴난 곳에 옛 춘천 관아의 일부인 위봉문(威鳳門)과 조양루(朝陽樓)가 다소곳하다.

위봉문 / 조양루
▲ 위봉문 / 조양루

다시 도청 정문으로 나와 왼쪽 길을 따라나서면 춘천세종호텔로 가는 길목이다. 이 호텔 또한 춘천에서는 유명한 곳이다. 옛날 신혼부부들이 신혼여행을 올 정도로. 대도시의 특급 호텔 정도는 아니나 조용하고 단아한 맛이 느껴지는 곳이다. 강원도청에서 반대쪽으로 길을 잡으면 ‘기와집골’로 들어서게 된다. 기와집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동네라 기와집골인데 동네의 반 정도는 재개발로 아파트촌이 되었고 남은 곳도 재개발 움직임이 있는 듯하다. 또 이곳은 한때 TV드라마 ‘겨울연가’를 녹화한 곳으로도 유명하여 외국 관광객들이 하루가 멀다고 진을 치던 곳인데 이제 그 열기가 시들해졌는지 안내 간판만 덩그러니 객을 맞는다.

기와집골을 벗어나 소양강(昭陽江) 쪽으로 가다 보면 ‘번개장터’다. 소양강 건너는 지금도 농사가 활발한 곳으로 새벽에 강 건너 촌노(村老)들이 집에서 가꾼 채소 등을 갖고 와 잠깐 장사하고 파한다고 하여 번개시장이다. 번개장터를 빠져나오니 소양강이다. 마침 뉘엿거리는 석양에 소양2교가 멋진 반영(反影)을 보여준다. ‘소양강 처녀’는 오늘도 누구를 기다리는지….

소양2교
▲ 소양2교

소양강처녀상
▲ 소양강처녀상

강가에서 잠시 낭만에 젖다 시계를 보니 5시가 다 되었다. 잰걸음으로 춘천역으로 향한다. 플랫폼에 도착하니 전철이 시동을 걸고 있다. 플랫폼 기둥에 기대어 자판기 커피를 한 모금한다. 오랜만의, 추억으로의 여행이었다.



[2020-02-27, 13:53:55]

트위터 페이스북
   
 
도봉구 통합예약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
국가 평생교육진흥원
교육부 블로그
도봉구 평생학습관 홈페이지(에듀피아)
도봉구 평생학습관 학습동아리(도봉드리)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