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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짠한 우리 엄마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김보옥 기자

온 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구구절절 설명을 안 해도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평생이음〉 기자들도 초비상이다.
행사는 모두 취소되고, 누구를 만나고 어딘가를 방문하는 것도 어려운 지경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나는 참 막막하다.
나는 글 쓰는 재주가 있어서 기자가 된 사람이 아니라,
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한 〈평생이음〉 서포터즈 양성교육을 받고 얼떨결에(?) 기자가 되었다.
그래서 취재하고, 글 쓰고, 편집하는 일을 기초부터 하나씩 배워가는 중인데
이번 호 〈평생이음〉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달리
서포터즈들의 이야기로 꾸민다고 하니 걱정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어쩌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도 있으니
맨땅에 헤딩하듯 용기를 내 볼밖에….

나는 지금부터 내 마음 깊은 곳에 항상 놓여있는
우리 엄마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으며,
누구에게도 그 엄마는 ‘그리움’과 ‘애틋함’일 거라 생각하는데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은 어떠실까 모르겠다.
혹시 동의(同意)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를 낳고 기르는 동안 사랑과 헌신을 아끼지 않은
우리들의 엄마들을 마음에 품어보는 기회가 되면 참 좋겠다.

7080세대가 아닌 요즘 사람들은 보릿고개를 알까?

쌀 살 돈이 부족해서, 쌀을 아껴 먹느라고,
약간의 쌀과 김치와 콩나물을 함께 넣어 푹 끓여서
죽처럼 먹던 시절이 있었다.

또 밥이 없어서 고구마나 감자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나라에서 혼식을 장려한답시고
보리쌀을 섞어 먹으라고 윽박지르던(?) 시절도 있었다.

모두가 가난한 시절이었다.
특히 우리 집은 더 가난해서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절을 살아내는 동안 우리 엄마는
농사짓는 집에 가서 김을 매주고 품삯으로 양식을 얻어오거나,
보따리 장사를 해서 우리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하셨다.

그런 엄마를 생각할 때면 항상 가슴 한구석이 시리고 짠하다.
사는 게 워낙 고단해서 자식들에게 그리 살갑지 않았던 엄마였어도
그 엄마는 분명 내 엄마이기에 더욱 그러하리라.

한평생을 고생하며 살아오신 엄마가
늘그막에는 조금 편안하게 사셨으면 좋겠는데,
엄마의 고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엄마는 지금 혼자서 생활을 하고 계시다.
나 말고도 동생들이 넷이나 있건만
누구 하나 제대로 모셔 돌볼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느 날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
“아들을 결혼시켜 독립을 시키고, 그 방에 엄마를 모셔와야겠어.”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였다.
그렇게 해야만 ‘자기가 할 일을 다 하는 거’라고.
친딸인 나보다 사위인 남편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에게 표현은 안 했지만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웠다.

한세상 살아가는 삶은 누구나 다 같을 텐데
누구는 호강하며 살고, 우리 엄마는 이리도 내 마음 짠하게 살고 계실까?
내 탓인가? 엄마의 업보인가?

엄마가 지금 살고 계신 집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다.
세 들어 사는 남정네는 월세를 제대로 내지 않고 공과금도 잔뜩 밀려있다.
집이 오래되어 이곳저곳 손볼 데가 한두 곳이 아니다.
어제도 물이 샌다고 전화를 하셨다.
지난번에도 수도꼭지가 새서 남편이 가서 고쳤는데 또 다른 곳이 샌단다.
남편더러 매번 가보라 할 수 없으니 이번에는 사람을 불러 고치라 했다.
그래도 걱정스러워 내일은 엄마 집에 가봐야겠다.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가 살고 계신 그 집을 남동생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여동생이 제 몫을 달라고 다툼 중이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복잡한 집안이 되었다.
엄마나 동생들에게나 그게 더 짠하다.

‘효(孝)’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려 본다.
‘내가 모셔야 진정 효인데…’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그저 생각뿐이다.
모실 수 있는 방이 없으니까,
삼시 세끼 수발을 들려면 내 스케줄이 엉망이 되니까,
하루에 3시간씩 엄마를 돌봐주는 요양보호사가 있으니까….
모실 수 없는 이유도 많고, 자주 찾아뵙지 않는 변명도 가지가지다.

그렇다. 나는 지금 불효를 하는 것이다.

엄마!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엄마!
내년이면 구순이 되시네요.
낳아서 길러주신 은혜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는, 살가운 그 말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엄마를 사랑해요. 엄마를 정말 좋아해요.
마음 짠한 우리 엄마!



[2020-02-27, 13: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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