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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5년, 스스로(自) 원(願)하여 받들고(奉) 섬겨왔네(仕)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김보옥 기자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시시때때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그런 분들을 만나면
저절로 우러나는 존경심에 머리가 숙여진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동업자(?)’끼리만 누릴 수 있는 은밀한 공감대를 느끼며
슬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어느덧 25년,
나는, 스스로 원하여 받들고 섬겨온 자원봉사자로서 내 인생을 꾸며왔다.
때로는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견딜만하였다.

자원봉사(自願奉仕)란?

자원봉사는 라틴어 ‘Voluntas(자유의지)’에서 유래되었다. 자원봉사 활동은 어려운 이웃을 단순하게 돕는 것이 아니라 받드는 것으로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원봉사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주로 어려운 이웃을 섬기고 돕는 행위로 이해되어 왔지만, 오늘날에는 돌봄과 연대의 정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확대된 의미로 자원봉사는 지역사회 문제나 국가의 공익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공동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이를 통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욕구충족과 삶의 의미를 찾고 자아실현을 할 수도 있다. 또 자원봉사의 특징은 ‘자발성’ ‘공익성’ ‘무보수성’ ‘지속성’이다.

나의 자원봉사 이력서

나의 자원봉사 활동은 1996년에 시작되었다. ‘자원봉사’의 의미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냥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넘쳐 강북구 번동사무소(지금은 주민센터)에 ‘새마을문고’를 설립한 게 시작이었다.

돌이켜보면 참 겁도 없었다. 동사무소 2층에 공간을 대여받아 온갖 일을 닥치는 대로 해나갔다. 어렵게 책장을 구해 자리를 잡고, 주민들에게 한두 권씩 책을 기증받아 차곡차곡 빈 책장을 채워나갔다. 그래도 책이 부족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책까지 들고나와 책장에 보탰다.
새마을문고가 제자리를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가 동사무소의 도서지원이 더해졌고, 주민들의 관심도 커져서 제법 아담한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책을 정리하고, 권장 도서를 선정하고, 도서목록을 작성하고, 도서 대장을 정리하는 일들이 무척이나 즐거웠다. 자원봉사의 기쁨을 처음으로 맛보았던 아주 오래된 추억이다.

새마을문고 운영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들이 넘쳐났다. 회원들이 문고에 상주하면서 주민들에게 도서를 대여해 주는 한편, 강북구청 광장에서 주민들끼리 도서를 교환하는 행사를 여러 차례 마련했다. 또 명절에는 서울역 앞에서 귀향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책을 나누어주었다. 동장님과 함께 관내 초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새마을문고가 주최하는 글짓기대회 참여를 독려했고, 새마을문고 지킴이로서 운영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새마을문고 자원봉사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자 뜻밖의 일들이 생겨났다. 번동사무소에서 시작한 새마을문고가 다른 동사무소서도 생겨나 현재와 같은 주민센터 내 작은 도서관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강북구청에서 열린 도서교환 장터 모습
▲ 강북구청에서 열린 도서교환 장터 모습. 가운데 모자 쓴 사람이 필자.
1998. 4. 15자 한국일보


지금까지 내가 해온 자원봉사 활동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다양하다.

○ 자유총연맹 소속으로 20여 년 동안
* 담배꽁초 줍기 등 거리청소를 했다.
* 저탄소 배출 운동인 녹색성장 캠페인을 펼쳤다.
*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쳤다.

○ 의용소방대 소속으로
* 의용소방대원으로 등산로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범 보였다.
* 저소득가정을 찾아가 화재감지기를 달아주고 소화기를 전달했다.
* 강북시립복지관을 청소했다.

○ 최근에는 노원구보건소 소속으로
* 치매센터 어르신들을 찾아가 신체활동과 웃음 치료 수업으로 어르신들의 신체기능 회복에 도움을 주었다.
* 걷기 활동가로서 걷기 동아리 회원들을 인솔해서 걷기운동을 같이하며, 걷기 생활화에 일조했다.

걷기 동아리 회원들과 준비체조하는 모습 / 치매센터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신체활동 수업
▲ 걷기 동아리 회원들과 준비체조하는 모습 / 치매센터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신체활동 수업

○ 도봉구청 구민청운영단 소속으로
* 전통놀이 수업, 구민청 투어, 구민청 1주년 기념행사를 지원했다.
매주 요일을 정해서 구민청 홍보 및 지킴이도 하면서 보람을 느꼈다.

○ 내가 사는 동네 주민센터 회원으로
* 의제 개발 등 동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를 도왔다.

○ 이밖에
* 100회를 맞이한 전국체전 개·폐회식에 참여하여 잠실운동장 내부에서 관람객의 안내와 안전을 위해 봉사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 관내에 있는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신체활동 레크리에이션 등을 하고 있다. 이 활동은 약간의 보수가 있지만 재료비와 어르신들의 간식비를 빼면 무보수나 다름없다.

전국체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 자원봉사자 명찰
▲ 전국체전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 자원봉사자 명찰

자원봉사에 대한 나의 신조는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다. 물론 표창을 받기 위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다 보니 매우 부담스러운 칭찬을 받는 일이 종종 생긴다. 그런 칭찬 가운데 강북구청에서 받은 자원봉사 1000시간 인증서와 구청장상, 소방서장상 등이 기억에 남는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거늘 공연한 자랑질이 아닐까 싶어 부끄럽다.

2003년에 받은 1000시간 인증서 / 소방서장상 수상. 왼쪽에서 두 번째
▲ 2003년에 받은 1000시간 인증서 / 소방서장상 수상. 왼쪽에서 두 번째

고마운 남편은 언제나 ‘내 편’

요즘도 딸애가 묻는다.
“엄마, 오늘은 어딜 가시나요?”
“오늘은 복지관에 청소하러 간다.”

그러면 딸애가 또 묻는다.
“그러면 우리 집 청소는 언제 하나요?”
“하하∼ 하하하∼”


오라는 데도 많고 갈 곳도 많아 분주히 다니다 보니 정작 내 집 청소는 못 할 때가 많으니 딸애가 나를 놀리는 재미로 하는 말이다. 이 지면을 통해 특별히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집안일을 소홀히 할 때 묵묵히 뒤에서 도와주는 ‘내 편’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행복한 자원봉사자로 살아갈 수 있으므로.

강북시립복지관 청소 : 왼쪽 아래 가운데 / 주민자치회 마을활력소 홍보 바자회
▲ 강북시립복지관 청소 : 왼쪽 아래 가운데 / 주민자치회 마을활력소 홍보 바자회



[2020-02-27, 13: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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