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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봉의 포토에세이》
그 많던 버들 꽃은 다 어디로 가고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조수봉 기자

북극 한파에 얼어붙었던 강물이 어느새 배 띄울 만큼 소리를 낸다. 자세히 볼라치면 강 건너 산줄기에 녹색 기운이 들었나 말았나 착시도 있다. 벌써 한낮에는 물가 바람이 그리 어렵지 않다. 하기야 벌써 우수, 경칩 절기이니 말이다.


백양리역 강가
ⓒ조수봉

주말이면 온통 청춘 남녀를 실은 통일호 열차가 갈 길 바쁜 숨소리에 잠시 쉬어 가곤 하던 시골 역. 몇 평 땅이 없어 좁다란 플랫폼에 제비 집처럼 앉은 초라한 역사가 있는 곳, 그래도 때가 되면 하얀 버들 꽃이 흐드러져 예쁜 이름 ‘백양리역’이다. 백양리파는 여기서 내려 강가에 자리 잡고 젊음을 사르고, 강촌파는 한 정거장 더 가 강이나 구곡폭포로 숨어들곤 하였다.


백양리역
ⓒ조수봉

이제 옛 백양리역은 신식 역에 자리를 내어주고 자동차로 오는 손님을 맞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변한 세상이니 어찌할까! 감아 도는 철길 옆 플랫폼에 작은 몸 얹고 앉은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정겹기 그지없다. 플랫폼 낡은 의자에서 살랑이는 바람에 귀 기우린다. 기적 소리 들리면 그 많던 버들 꽃이 흐드러질까? 무심한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인데 말이다.


백양리역 강가
ⓒ조수봉



[2021-02-19, 15: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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