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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사의 러시아이야기 ①
진정한 츤데레의 나라 러시아

도봉구 평생학습 서포터즈 정지혜 기자

2014년 8월 31일 인천 공항을 출발해 4시간의 비행 끝에 러시아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했다. 드디어 나의 단기 유학지인 러시아 이르쿠츠크에 도착한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때마침 달콤하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어왔다. 여기서 첫 번째 문화충격이 온 것이다. 바로 주변을 둘러보니 드넓은 활주로가 펼쳐져 있었다.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나는 공항 입국장에 내 린 게 아니라, 드넓은 활주로에 덩그러니 내려져 있었다.

활주로에서 멍…하고 있다 보니 버스가 왔고, 그 버스를 타고 또 얼마쯤 가니 공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내렸다. 이게 뭐지? 내가 사람이 아닌 ‘택배 박스’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또 러시아의 활주로를 밟아 보겠는가?

그렇게 시간이 흘러 러시아의 생활과 문화에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나는 첫 번째 외식을 하러 이르쿠츠크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게 되었다. 여기서 두 번째, 세 번째 문화충격을 받았다. 두 번째 문화충격의 주인공은 바로 ‘가르제롭(Гардероб)’이었다. ‘가르제롭’이란 옷을 맡기는 방을 뜻하는데 사용법은 이렇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노란색 번호표를 직원에게서 받고 직원에게 외투를 건네주면 된다, 직원은 번호표 자리에 손님의 외투를 걸어 두었다가 손님이 나갈 때 번호를 받고 외투를 건네준다. 러시아는 박물관, 레스토랑, 카페 등등 많은 공공시설에 외투를 보관하는 장소인 ‘가르제롭( Гардероб)’을 널리 운영하고 있으니 언제든 러시아에 갈 일이 있으면 편리하게 이용하면 좋겠다.


러시아가르제롭
▲ 러시아가르제롭(Гардероб) - 출처얀덱스

세 번째는 레스토랑 직원들이 우리나라만큼 친절하지 않았다. 얼굴에 변화도 없었고 말투 자체가 매우 딱딱하였다. 레스토랑마다 다르지만, 보통 한국만큼의 친절함을 기대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손님과 직원이 목청을 높이며 싸우는 장면은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고 더 웃긴 건 나중엔 서로 하하 호호 하며 인사를 나누며 헤어지곤 한다….. 아! 이것이 진정한…“쿨함” 과 “츤데레”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네 번째의 문화충격은 러시아의 다양한 교통수단이었다. 우리나라에 없는 ‘트램’(아래 사진 참고)이라는 교통수단이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앞문, 중문, 뒷문이 있는데 어느 문을 가리지 않고 편하다. 문으로 타고 내리면 된다.


러시아트람바이 / 버스안내양
▲ 러시아트람바이 / 버스안내양(Кондуктор)깐둑또르 - 출처얀덱스

한편 러시아에서는 지하철과 택시 빼고 모든 교통수단에 우리나라로 치면 버스 안내 양과 같은 사람이 일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선 그들을 ‘깐뚝또르(Кондуктор)’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버스카드로 기계에 지불하지만 러시아의 대부분 도시에서는 깐뚝또르에게 요금을 지불한다.

돈을 내면 사진 속 오른손에 쥐고 있는 기계로 티켓을 출력해준다. 카드 결제는 러시아 신용카드나 러시아 은행 계좌에 연결되어 있는 애플페이나 삼성페이로 할 수 있다. 포인트는 도착역까지 절대 티켓을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종종 표 검사하는 직원들이 타서 표를 샀는지, 무임승차인지를 검사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러시아에서 수많은 문화충격을 겪었는데, 그 이야기는 앞으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다른 나라의 문화가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 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예의’라 생각하며 첫 번째 러시아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2021-02-19, 15: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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