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는 평소 어려움을 겪어온 이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위축시킨다. 모두가 들뜬 기분일 연말연시, 이웃사촌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만드는 선행이 도봉구 창2동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도봉구 창2동은 일반주택이 50%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오래된 주택과 하수관 노후 등으로 여름이면 크고 작은 수해 신고가 줄을 잇는다. 특히 독거어르신들이 주로 생활하고 있는 주택 지하방은 비가 스며들어 곰팡이가 피고 장판마저 온전치 않다. 어려운 형편으로 도배나 장판을 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눅눅한 방에서 불편함을 감수한 채 생활할 수밖에 없다.

이에 창2동은 어려운 이웃 중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조건을 가진 차상위 계층을 위주로 실질적인 대상을 파악해 도배·장판을 깔아주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봉사활동은 동 복지위원회에서 주도하고 있다. 전문기술자 서범석 씨를 포함, 20여명의 봉사자들은 구로부터 재료를 지원받아 도배와 장판을 깔아주는 활동을 펼친다. 날이 추워진 최근에는 창문 등에 단열 에어캡, 일명 ‘뽁뽁이’를 붙여주는 활동도 겸하며 어르신들의 따스한 겨울나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바쁜 일상을 뒤로 한 채 시간을 쪼개어가며 펼친 봉사활동 덕에 2013년 총28가구가 깨끗하고 따뜻한 집을 선물받았다. 

집수리 대상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기초생활수급자이자 시각장애 1급이기도 한 이삼수(65세)씨는 보이지 않는 눈이지만 봉사자들의 손을 일일이 매만지며 막걸리를 권하는 등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하루 종일 봉사활동에 임한 최병구 동 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유난히 춥다는 올 겨울 따뜻하고 깔끔한 방에서 지낼 수 있게 된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매우 보람을 느낀다.”며 새해에도 더불어 사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창2동장은 “월세 등 어렵게 사는 어르신들은 적당한 수입 없이 폐지줍기 등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도배를 해주어야 하나 도외시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복지위원들이 도배를 해주고 집주인에게 월세인하 등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며 “독거어르신들이 혹한기 동안 잘 지내고 계신지 안부를 묻는 ‘안부 묻기 안심폰’도 운영하며 고독사를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문의 : 창2동 주민센터 (☎02-2091-5717)